-감미로운 목소리로 전하는 서정적인 팝 발라드
-감수성 깃든 섬세한 가사
-풋풋하면서도 절제미가 있는 세련된 음악
지난 해 처음으로 ‘장롱뮤직’이란 옴니버스를 통해 ‘정원’, ‘별’ 두 곡을 수록해 발표하면서 활동을 시작한 감성 팝 여성 듀오 ‘달에닿아’가 3곡의 신곡과 옴니버스 수록곡 ‘정원’, ‘별’의 새로운 버전과 함께 총 5곡의 EP ‘너를 노래해’를 발표한다. 홍대의 소박한 클럽 무대를 기반으로 작지만 따스한 공간에서 노래하길 좋아하는 달에닿아는 박시민(보컬, 어쿠스틱기타), 강지연(건반) 이렇게 두 명으로 이뤄진 팀이다.
두 사람 모두 싱어송라이터로서 작곡, 작사, 연주를 하며 물론 이번 EP에서도 전 곡을 작사, 작곡했다. 그래서 그런지 달에닿아는 어쩐지 많은 면에서 ‘노리플라이’를 많이 닮은 듯 하다. 물론 여성이라는 점과 마치 ‘이소라’의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듯한 감성은 오히려 더 대중성을 갖게 하지만, 매칭되지 않는 듯 하면서도 연상되는 모습은 그러한 느낌을 받기에 충분하다. 직접 그린 일러스트로 디자인을 한 음반인 만큼 자켓에서 표현된 그림을 통해서도 그녀들의 감성을 엿볼 수 있다. 플레이어에 CD를 넣고 플레이버튼을 눌러 그녀들이 설계한 음악여행을 떠나보자.
수록 곡 중 첫 번째 곡은 “양 끝을 가리켜”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권태로움을 감수성 있게 노래했다. 박시민의 보컬이 전하는 목소리는 참 감각적이다. 착착 감긴다는 표현을 이럴 때 쓰리라. 두 번째 곡 “정원(new)”는 지난 해 발표한 실험옴니버스앨범 “장롱뮤직”에 수록되었던 곡으로 새로운 녹음과 사운드적 변화로 다시 수록되었으며 이번 EP의 타이틀 곡이다. 연인의 마음을 정원에 비유한 가사는 듣는 이를 더욱 깊은 서정성에 빠져들게 하며 후반부에 터지는 간주는 마치 정원의 요소들이 생명의 신비로움을 발산하는 느낌이 들게 한다. 함께 발표되는 뮤직비디오를 눈 여겨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세 번째 곡 “별(new)” 역시 지난 해 발매했던 실험옴니버스 앨범 “장롱뮤직”에 수록되었던 곡으로 약간의 편곡적 변화와 새로운 레코딩을 통해 다른 버전으로 만들어졌다. 역시 가사를 들어보면 심미적인 표현을 접할 수 있을 것이다. 네 번째, “나는 네가 그립기만 해”는 달에닿아 특유의 서정성과 호소력을 접할 수 있는 곡이다. 전작 “정원”에서 그러했듯이 작고 소박함 속에 터져나는 커다란 에너지가 함께하는 곡이다. 다섯 번째, “저녁 무지개”는 맑은 EP와 나일론기타 의 연주 위로 차분한 보컬이 어우러져 한편의 영상을 보는듯한 느낌을 주는 곡이다. 가사가 그리는 배경위에서 벌어지는 상황과 감정 묘사가 뛰어난 곡.
이렇게 총 5곡의 수록곡은 사실 많은 아쉬움을 남긴다. 그런 만큼 좋다는 얘기. 그 아쉬움을 전혀 다른 신곡들로 채워진 1집 정규 앨범을 통해 들려주겠다는 포부를 밝힌 그들의 이번 EP 앨범은 그녀들의 앞으로의 음악적 행보를 가늠하게 하며, 또 정규 앨범을 기다리며 감상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앨범이 될 것이다. 이어폰을 귀에 꽂고 ‘달에닿아’의 음악을 들으며 거리를 걸어보자. 늘 보던 풍경이 특별해지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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